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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의 기도

  • 김형효
  • 조회 5800
  • 2011.01.04 07:49
새해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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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또 다시 한 해의 끝자락입니다.
내일은 어제처럼 또 새로운 해가 떠오르겠지요.
모두가 내일로 가는 징검다리에 놓인 오늘을 딛고 희망을 새기며
항상 건강하시고 힘찬 새해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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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얼마 전 2차례에 걸쳐 유럽의 몇 개국을 여행하고 돌아왔습니다.
해외봉사단 활동 막바지에 허용된 국외휴가 21일을 그렇게 보냈습니다.
교과서에서나 보던 낯선 거리에는 수많은 오래된 역사가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그곳에는 사람들이 그 동안 축적해온 문화 예술의 역사도 함께 간직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저를 감동시키기도 하고 저에게 부러운 마음을 갖게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여행 중에도 저는 아프기만 했습니다.
사색을 멈추지 못하는 한 여행객으로
제가 다리를 뻗고 자유롭고 편안한 마음으로 걷고자 하는
조국의 거리에 평화가 없어서 느끼는 자괴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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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제가 걷던 여행지에 살고 있는 그들도
오랜 역사적 과거에 서로 죽고 죽이는 이민족들이었습니다.
그런 그들이 그런 과거를 극복하고 길을 내고
서로의 이익을 위해 평화로운 걸음으로 오가고 있는데
우리는 일본과 미국 등 외세가 중심이 된 힘에 의해 강제로 분단을 맞았으면서도
우리들 스스로를 감싸기보다 서로를 헐뜯고 상처를 키우며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들
아직 시작도 되지 않은 미래에 상처를 덧붙이고 있다는 현실이었습니다.
그것은 이 한 해가 가도 지난해의 아픈 상처를 애지중지 끌고 오려는 세력이 있고
그 상처를 지우고 새로운 희망을 설계하자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그 동안의 분단은 더욱 공고히 하면서
다가올 미래에도 더욱 분명한 분단의 흔적을 만들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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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럽습니다.
잠든 상태에서도 서로 다른 나라의 국경선을 넘을 수 있는 일 말입니다.
잠든 상태에서도 서로 다른 나라의 국경선을 넘어서는 경험이 제게는 처음이었습니다.
여행 중 비용 절감을 위해 밤 기차와 밤 버스를 이용해서 철늦은 대학생 배낭여행객처럼 다녔습니다.
잠들어서도 넘을 수 있는 국경선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형제의 땅, 서로 우리 땅이라고 합창하면서도
두 눈 뜨고 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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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우리가 염원을 안고도 넘어서지 못하는 분단의 땅은 없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염원에 위배되는 현실의 벽을 넘어설 수 있기를 소원해봅니다.
마음의 벽을 넘지 못하는 안타까운 날들입니다.
제게는 불면증이 찾아왔습니다.
웃기는 일은 나라 걱정, 민족 걱정에 미래 세대들을 생각하며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런 제 자신이 우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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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생각합니다.
지난 10년의 역사가 얼마나 우리 민족에게 다행스런 경험인가?
그런 점에서 지난 10년 분단 이후 처음이었던
남과 북이 가졌던 대화의 시간들, 대화의 경험을 축적한 시간들은
뜻이 다른 남쪽 사람과 북녘 동포 그리고 우리 민족에게
소중한 자산을 만드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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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면서부터 이데올로기 사슬에 옭아매어지는 남과 북의 아이들에게
지난 10년의 기억을 말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인가?
다가오는 새해의 기도는 앞 뒤 없이 평화여야 한다 생각합니다.
다가오는 새해의 기도는 언제 어느 곳에서라도 평화여야 한다 생각합니다.
지난 10년의 평화의 기억을 더 많은 사람이 공유하도록 다시 배우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불안한 세밑에 새해의 기도가 간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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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동족과 나라에 평화로운 2011년을 간절히 기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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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예빠토리야에서 2010년 12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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